[언론기고문]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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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량기술법인 작성일20-03-16 17:34 조회12,007회 댓글0건본문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신차를 구입할 때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취급설명서에는 차종에 따라 아래와 같은 사고기록장치 세부 안내문이 표시되기도 한다. 자동차 제작사가 사고기록장치가 장착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경우에는 법령에서 정한 사고기록장치 장착 안내문을 구매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고, 소유자 등이 요구할 경우 사고기록장치의 기록정보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자동차에 장착된 사고기록장치(EDR : Event Data Recorder)란 무엇인지, EDR 시스템의 구조, 작동조건, 어떠한 정보가 기록되는지, EDR 데이터의 진단방법,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유형 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개요
사고기록장치란 자동차의 에어백제어모듈(ACM)이나 엔진제어모듈(PCM)에 내장된 일종의 데이터 기록용 블랙박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고 영상을 기록하지는 않지만 사고 전 일정시간 동안의 주행속도, 엔진회전수, 가속페달 변위, 스로틀밸브 변위, 제동스위치 ON/OFF, 조향핸들 각도 등의 운행정보와 충돌시의 속도변화(delta_v), 가속도(acceleration), 전복각도(rollover angle), 에어백 전개정보 등의 데이터가 기록된다.
[EDR 데이터가 저장된 에어백제어모듈(ACM)]
※출처 : H&T차량기술법인,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이론 및 실무”, 골든벨, 2017
EDR은 초기 에어백의 작동상태 모니터링과 성능평가 진단을 위해 일부 차량에 도입되어 적용되었는데, 미국 GM에서는 에어백 감지시스템(SDM: Sensor Diagnostic Module)을 적용하면서 사고 전의 운행정보와 충돌정보를 보다 상세히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에어백 장착이 보편화된 최근에는 EDR 적용차량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에 대한 기록항목도 정보처리 및 이미징(Imaging)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계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GM의 SDM 시스템 개념도]
EDR 시스템의 구조 및 작동원리
차량의 EDR 데이터는 주로 에어백제어모듈(ACM & ACU)에 내장된 메모리 장치에 기록 및 저장된다. EDR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과정은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임시 저장하였다가 일정한 신호에 따라 메모리 장치에 저장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차량에 장착된 각종 센서로부터 측정된 데이터는 EDR 시스템의 메모리장치에 계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임시 저장된다. 이후 EDR에서 프로그램된 일정조전의 이벤트(Event) 신호가 발생하면 충돌 전 5초 및 충돌 후 0.2∼0.3초 동안의 데이터를 EDR 시스템의 저장 공간에 기록하게 된다. EDR 데이터는 이벤트의 조건에 따라 기능이 따른 메모리 시스템에 각각 저장되는데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은 경미한 사고의 데이터는 덮어쓰기가 가능한 휘발성 메모리(Volatile Memory :RAM)에 저장되고, 에어백이 전개된 사고의 데이터는 덮어쓰기가 불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 : ROM)에 저장된다. 비휘발성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는 영구적으로 저장되며, 이때 기록된 데이터는 보통 삭제나 변경이 불가능하도록 구조되어 있다.
[전형적인 EDR 제어 프로세스]
EDR의 작동조건
자동차 사고로 에어백이 전개되거나 안전벨트 프리텐셔너(Pre-Tensioner)가 작동된 경우에는 EDR에 사고정보가 저장된다. 여기서 안전벨트 프리텐셔너란 충돌시 안전띠를 순간적으로 되감아 탑승자의 신체를 좌석(Seat)에 안전하게 고정시켜주는 장치를 말한다.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은 경우에도 일정 크기 이상의 물리적인 충격 신호(Event)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고정보가 기록된다. 국내 및 미국의 법규에서는 충돌 후 0.15초(150ms) 시간 동안에 발생된 속도변화의 누계가 8km/h 이상인 경우에는 EDR에 사고기록이 저장되도록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실제 EDR이 장착된 대부분의 차량에는 법규 기준보다 다소 낮은 속도변화 조건에서 EDR이 작동하는 트리거 임계치가 설정되어 있다. 이때 EDR의 작동기준이 되는 속도변화(Delta-V)란 충돌 시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발생된 차량의 속도 변화량을 말한다. 정면 충돌시 차량은 차체 전면이 파손되면서 급격히 감속되고, 추돌된 차량은 후미 충격에 의해 급격히 가속되면서 속도변화를 발생시키게 된다. 충돌시 차량에 발생하는 속도변화는 보통 에어백제어모듈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에 의해 측정되고, 그 측정된 시간과 가속도 변화를 통해 속도변화를 연산하게 된다.
[충돌시 발생되는 가속도와 속도변화의 관계]
EDR에 기록되는 데이터(data)
EDR에는 크게 충돌 전 정보(Pre crash data), 충돌 후 정보(Post crash data), 차량 시스템 상태정보(System status data)가 기록된다. 충돌 전 정보는 주로 사고 발생 전 5초 동안의 각종 운행정보가 1초에 2회씩 기록된다. 대표적인 기록정보로는 차량속도, 엔진회전수, 가속페달 변위, 스로틀밸브 변위, 제동스위치 ON/OFF, 조향핸들 각도, ABS 브레이크 작동 정보 등이 있다.
[EDR에 기록되는 주요 데이터 요소]
충돌 후 정보는 사고 직후 0.2∼0.3초 동안의 가속도, 속도변화, 롤오버(Rollover) 각도가 0.01초 단위로 기록된다. 안전벨트 프리텐셔너와 에어백이 전개된 경우에는 위치별 또는 단계별 전개시간이 기록된다. 시스템 상태정보는 사고유형(Crash type), 시동횟수(Ignition cycle), 안전벨트 착용 여부, 에어백 경고등 등의 각종 시스템 진단정보가 기록된다. 사고유형은 크게 전면충돌(front crash), 후면충돌(rear crash), 측면층돌(side crash), 전복사고(rollover)로 구분되어 표시되고, 시동횟수는 엔진 시동장치를 작동시킨 누적 횟수를 말한다. 보통 EDR에서는 이벤트가 발생한 시점의 누적 시동횟수(Ignition cycle_crash)와 EDR 데이터를 추출한 시점의 누적 시동횟수((Ignition cycle_download)가 기록된다. 이러한 2가지 시동횟수의 비교를 통해 EDR 데이터의 생성 시점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EDR에 기록되는 정보와 관련하여 국내와 미국의 법규에서는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필수 운행정보와 선택적으로 추가 기록할 수 있는 정보를 구분하여 표시하고 있다. 필수 운행정보에는 진행방향 속도변화 누계, 자동차속도, 스로틀밸브 또는 가속페달 변위, 제동페달 작동 여부, 시동횟수, 운전석 안전띠 착용여부, 운전석 에어백 전개시간 등 15개 항목이 있으며,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정보로는 측면방향 속도변화, 전복각도, 엔진회전수, 조향핸들 각도 등 30개 항목이 설정되어 있다.
[EDR에 기록된 충돌 후 속도변화 데이터]
[EDR에 기록된 충돌 전 운행정보 데이터]
EDR 데이터의 진단 및 추출
현재 국내에서 EDR 데이터를 진단할 수 있는 장비로는 BOSCH의 CDR 진단시스템과 현대․기아전용 EDR분석 시스템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EDR 진단시스템은 인터페이스 진단모듈(CDR & VCI), OBD 연결 DLC 케이블, USB 케이블, 차종별 ACM 연결 케이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노트북 PC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DR 분석시스템 구성]
사고차량에 저장된 EDR 데이터는 크게 진단시스템을 차량의 OBD 진단커넥터에 연결하여 진단(추출)하는 방식과 진단시스템을 탈거된 에어백제어모듈에 직접 연결하여 데이터를 진단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사고 후 차량의 제어 및 통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OBD 단자를 이용하여 EDR 진단이 가능하지만 사고 후 차량이 완전히 대파되어 전원 또는 통신시스템이 고장 난 경우에는 사고차량에 부착된 에어백제어모듈을 탈거하여 EDR 데이터를 진단할 수 있다.
[EDR 데이터 진단 프로세스]
EDR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 유형
EDR은 자동차 사고 전후 일정시간 동안의 운행 및 충돌정보를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과학적인 충돌 평가 및 사고원인 분석에 활용하였다. 국내에서도 2015년 12월부터EDR 관련 규정이 시행되면서 자동차의 결함조사 및 사고원인 분석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경찰청에서도 EDR 분석장비를 도입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하여 과학적인 교통사고 조사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 H&T차량기술법인,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이론 및 실무”, 골든벨, 2017
또한 EDR에 기록된 실차 충돌데이터는 차량의 충돌 및 안전성 평가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사고조사 측면에서도 고의사고, 과실판단, 속도위반, 충돌해석, 충돌의 치명도 평가, 탑승자의 상해위험성 평가, 사고회피 가능성, 사고와의 인과관계, 연쇄추돌과정, 차량결함, 교통사고 재구성 등 사고의 원인과 요인에 대한 과학적인 응용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 본 내용은 2020년 3월 12일 글로벌 이코노믹[자동차 이야기]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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