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회피가능성
작성일 15-08-0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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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회피가능성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 2차로로 주행하던 화물차가 전방 우측 갓길에서 갑자기 반대차로로 횡단회전(U-TURN)한 승용차를 발견하고 급제동하였으나 미처 피하지 못하고, 화물차의 앞부분으로 승용차의 좌측면을 교차 충돌하였다.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면 과학적인 사고조사가 없더라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불법으로 유턴한 승용차라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즉 가해차량은 승용차이고 피해차량은 화물차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 유형에서도 가해차량 운전자는 화물차가 과속하거나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하여 사고회피를 태만히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피해차량 운전자는 주행 중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승용차가 갑자기 횡단하여 사고회피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사고의 피해가 심한 경우에는 손해 배상과 민사 책임 관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분쟁의 요소이기도 하다. 이와같이 상반된 주장이 대립할 때 사고의 회피가능성 여부는 과실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회피가능성 판단을 위한 기초자료
충돌사고에 대한 운전자의 회피가능성은 기본적으로 차량의 주행속도, 상대차량 또는 위험상황에 대한 운전자의 시인(視認)거리, 운전자의 회피조작에 의해 좌우된다. 주행속도는 도로설계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교통운영 측면에서 교통안전관리의 핵심 사항이다. 도로이용자인 운전자의 경우에도 주행속도는 교통사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사고의 모든 과정에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주행속도가 빠르면 눈에 보이는 시상이 빨리 지나침으로써 발견지연의 위험성이 높고, 쉽게 피로에 노출되어 판단 착오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진다. 속도가 빠르면 정지거리도 길어지고, 큰 충격에 의해 차량 파손과 탑승자의 심한 부상 등 사고의 치명도를 증가시킨다. ‘사고는 곧 속도관리의 실패다’ 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운전자의 시인성은 운전자의 전방 주의력, 가시거리, 운전자의 시각특성(시력, 시야 등), 차의 주행속도, 위험물(차, 장애물)의 색상 또는 반사율, 도로의 기하구조 및 주변의 교통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된다. 전방 위험에 대한 운전자의 발견은 사고회피를 위한 유용한 출발점이다. 사고회피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위험상황의 발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운전자가 전방의 위험을 정상적으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사고회피의 지연과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고회피를 위한 운전조작
운전자의 위험 발견 이후 순간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행해지는 사고에 대한 회피동작은 크게 제동과 핸들조작이 있다. 제동하여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차의 물리적인 정지거리(stopping distance)는 타이어와 노면사이의 마찰특성과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물리적 조건이 동일할 때 제동시의 정지거리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길어지므로, 제한속도의 초과 정도에 따라 사고의 회피가능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속도에 따른 차의 정지거리는 본 칼럼 2008년 2월호 참조)
한편, 핸들조작으로 어떤 위험이나 장애물을 우회하여 피하고자 할 때 운전자는 언제 핸들을 꺾어야 할까. 임박한 거리에서 급하게 핸들을 조작하면 횡방향가속도가 커져 차량은 옆으로 기울어지는 롤링(rolling)이 일어나고 과도하면 횡전도(wheel lift)를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차와 운전자가 견딜 수 있는 횡방향가속도를 감안하여 기하학적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기 시작해야 할 지점(회피조향거리; )는 위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횡이동 폭, 횡방향가속도, 주행속도 에 의해 결정할 수 있다. (홈페이지 "교통사고분석,감정유형--->사고의 회피가능성" 내용 설명에 첨부된 그림 및 수식 참조)
회피 조향시 발생하는 운전자의 한계 횡방향가속도가 약 0.3g, 회피 주행시의 차량 횡이동 폭이 약 3m라고 가정할 때 주행속도에 따라 위험회피가 가능한 조향거리는
40km/h--->≑ 16m
50km/h---> ≑ 20m
60km/h---> ≑ 24m
70km/h---> ≑ 28m
80km/h---> ≑ 32m
90km/h---> ≑ 36m
100km/h---> ≑ 40m 이다.
속도가 빠르면 정지거리 뿐만 아니라 그 만큼 회피조향거리도 길어져 점점 사고회피를 어렵게 만든다.
* 본 칼럼은 교통안전공단의 교통안전 월간지 "TS, 삐뽀삐뽀 안전운전"에 게재한 원고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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