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제어시스템 및 대처요령
작성일 15-08-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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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차량기술법인 조회 10,669회 댓글 0건본문
급발진 제어시스템 및 대처요령
최근에 여러 상담인으로부터 급발진 사고를 방지하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에 대한 질의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이 장치가 있으면 급발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량의 급발진 방지장치 중 하나인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Brake-Throttle override)” 시스템을 4.5톤 이하 모든 차량에 의무 장착하도록 강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란 어떤 시스템일까. 간단히 설명하면 급발진이 발생한 상태(또는 가속페달이 밟힌 상태)에서 동시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조작하면 가속신호를 무시하고 브레이크가 우선 작동하도록 설계한 안전장치를 말한다. 별도의 안전장치가 새롭게 장착된 것은 아니고 안전을 고려한 일종의 제어 프로그램이 추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장치는 최근에 새롭게 개발된 것도 아니다. 이미 독일이나 일본 등 몇 몇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도입된 기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 이 시스템이 자주 언급된 것은 2009년 급발진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사태가 일어났고, 그 후속 조치로 강화된 안전장치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급발진 추정 사고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8월 도요타의 렉서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한 탑승자가 911에 긴급전화를 했다. “가속페달이 걸렸다”, “브레이크도 듣지 않는다”, “교차로에 들어선다” “제발. 제발...” 그 뒤 비명소리와 꽝하는 충돌음이 나며 전화는 끊어졌다. 렉서스 차량은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도로 밖으로 이탈했다. 이 사고로 렉서스에 타고 있던 운전자 포함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에서 공포에 질린 남자의 전화 목소리가 매스컴에 생생히 보도되면서 급발진 사고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급발진의 원인으로 전자식 스로틀밸브를 포함한 전자제어장치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도요타 자동차는 자체 조사결과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은 없었고, 가속페달의 리턴(복귀)이 불량했거나 가속페달이 운전석 매트에 끼어 복귀가 불량해질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recall)했다.
그러나 미국의 의회와 소비자단체 등은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이 급발진을 발생시킨 것으로 의심된다며 여러 급발진사고에 대한 정밀조사를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미국 교통부는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항공우주국(NASA) 등이 참여한 조사팀을 꾸려 10개월 동안 정밀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11. 2월에 발표되었다. 미국 교통부의 조사결과 “급발진 사고는 전자장치 결함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미국 의회와 소비자 단체가 제기한 급발진 사고의 원인은 운전자가 밟은 가속 페달의 기계적 문제였거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을 눌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도요타 자동차에서 자체 조사한 내용과 대동소이한 결과였다.
그러면서 미국 교통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유사 사고를 방지하고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모든 자동차에 강화된 브레이크 안전장치와 사고기록장치(EDR·Event Data Recorder)가 도입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후속 조치로써 올해 4월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의 의무 장착을 법률로 공표한 것이다.
그런데 급발진이 발생하면 왜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제동장치 구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필요하다. 제동장치에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그 힘을 증대시켜주는 배력장치(brake booster)라는 것이 있다. 배력장치는 보통 엔진의 흡기다기관에서 발생하는 부압(진공)과 대기압과의 압력차를 이용해 제동력을 배가시키게 되는데, 차량이 급가속되는 엔진 조건(스로틀 밸브가 완전히 열린 상태)에서는 진공압이 매우 낮거나 발생하지 않아 브레이크의 배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엔진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페달이 딱딱하게 굳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배력장치에 진공압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스로틀 밸브가 완전히 개방된 채로 급가속되면 거의 진공압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배력 기능이 떨어져 차를 제대로 멈출 수 없게 된다.
보통의 주행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당연히 가속페달이 닫혀 진공압이 잘 형성되고, 이 진공압이 정상적인 배력 작동을 가능케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가속페달이 계속 눌려 있거나 스로틀밸브가 열린 상태에서는 진공압이 형성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급발진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하더라도 제동장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전자식 스로틀밸브가 장착된 차량에서 브레이크 페달 작동신호와 가속페달 작동신호가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에는 우선 가속페달 작동신호를 차단해 스로틀밸브가 닫히게 함으로써 브레이크 작동시 제동 성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되도록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 제어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내의 일부 차종은 2010년 이전부터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보이며,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 차종으로의 기본 장착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 시스템이 차량의 급발진 자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가속페달이 고장나거나 비정상적인 급발진 현상이 나타났을 때 브레이크의 성능 저하를 방지하고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설계한 제동안전 프로그램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 시스템이 없는 차량의 경우에는 주행 중 가속페달이 눌리는 고장이나 급발진이 나타났을 경우 여전히 브레이크가 잘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행 중 급발진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급발진이 발생해 브레이크를 조작할 때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서서히 밟았다 떼어다 반복하지 말고 차가 정지할 때까지 페달을 한번 만 꾹 밟고 있는 것이 제동성능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반복해 조작하면 초기 배력장치 내에 형성된 진공압이 곧바로 소진되어 브레이크 페달이 곧바로 딱딱해지면서 제동력이 둔화될 수 있다.
급발진과 동시에 제동이 잘 되지 않으면 재빨리 엔진의 출력이 바퀴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동력을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수동변속기 차량에서는 클러치를 차단하고, 자동변속기 차량에서는 기어를 재빨리 중립(N)으로 옮긴 후 주차브레이크를 이용해 차를 서서히 감속시킨다. 동력차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비상조치로써 엔진시동을 끄는 것도 시도해 볼 수 있으나 시동을 끄면 핸들이 잠겨 운전자가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급발진 예방을 위해 평소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에는 안전한 운전방법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기 전에 먼저 계기판에 표시된 엔진 체크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시동을 걸 때는 반드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변속레버를 P(주차)위치로 옮긴 상태에서 시동 버튼이나 시동키를 조작한다. 출발할 때에도 성급하게 변속레버를 조작하지 말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상태에서 서서히 주행모드(D)로 바꾸는 운전습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차량기술법인 H&T 윤 대 권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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